스타트업 마케터 취준생이 궁금해 하는 질문 TOP9
스타트업 마케터 취준생 분들과 종종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궁금해 하는 질문들이 다들 비슷비슷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저도 취준생 때 똑같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남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것'을 생각없이 따라하면서 버리는 시간이 많았어요.
여러분은 저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해요. 그래서 취준생 분들이 궁금해 하는 대표 질문 9개를 한곳에 정리했습니다.
1. 무슨 자격증 따야 취업에 도움 될까요? 🐥
스타트업 마케터로 취업하고 싶다면, 자격증 딸 시간에 마케팅 경험을 쌓으세요. 토익, 오픽, 컴활, 한국사 등등.. 자격증은 아무 의미 없어요. '내가 이런 마케팅 경험이 있으니까 너네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 잘할 수 있어!' 이걸 보여주는게 훨씬 중요해요.
2. 마케팅 경험이 없는데 부트캠프 하면 좋나요? 🪖
저도 부트캠프를 해본 적이 없어서 답하기가 어려워요. 부트캠프마다 특성도 다를거고요.
다만 경험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트캠프는 일반적으로 마케팅 기초 쌓는데는 어느정도 도움이 되지만, 차별화된 마케팅 경험으로 쓸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수십명이 똑같은 과제하고, 포트폴리오도 학원에서 공장식으로 만들어주니까요.
'부트캠프 경험을 자소서와 포트폴리오에 녹였을 때 면접관 눈에 띌 수 있을까?' 를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진 않을 것 같아요. 부트캠프만으로 취업하긴 어렵고, 결국 다른 마케팅 경험이 필요해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없는 나만의 것이요. 그래서 목적에 따라 부트캠프 추천 여부가 달라질 것 같아요.
- 마케팅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처음부터 배우고 싶어요!
→ 부트캠프 해보세요 (대신 웬만하면 국비 지원되는 곳으로 찾으세요) - 부트캠프 열심히 해서 바로 취업하고 싶어요!
→ 글쎄요...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는데 크게 도움되진 않을거 같아요
3. 전 아무것도 모르는데 마케팅 경험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요? 😡
거창한 경험을 만들라는게 아니에요. 내가 스스로 고민해서 무언가를 기획하고, 그 과정에서 개선한걸 숫자로 보여주면 돼요. 제일 쉬운 방법은 특정 주제의 SNS 계정을 운영하는거에요.
누구나 다 취미가 있잖아요. 영화, 패션, 운동, 사진 등 관심 있는 주제로 SNS 계정 만드세요. (관심 없는 주제로 시작하면 꾸준히 못해요) 고민해서 계정 컨셉 정하고, 어떻게 팔로워를 모을지 생각해보고, 잘 되는 계정 벤치마킹하면서 분석도 해보고, 콘텐츠 올리면서 팔로워 반응이랑 데이터 보면서 개선하세요.
평소에 SNS 하지도 않고 어렵다? 더 쉬운 방법 알려드릴게요. 오픈채팅방이라도 만들어서 운영하세요. 마케터에겐 유저 획득이 중요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오픈채팅방도 하나의 제품이고, 이 제품이 잘 되려면 유저가 많이 모여서 활성화가 되야 해요. 내가 관심 있는 오픈채팅방을 만들어서 어떻게 사람을 만들지 고민하고, 실행하고, 숫자로 성과를 나타내보세요.
알바하면서도 마케팅 경험을 만들 수 있어요. 만약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다면, 시간대별로 손님 성별/나이대/구매 상품 등 특성을 파악해보세요. 손님 유형을 구분해놓고, 유형별로 판매율이 높은 물건을 계산대에 올려놓고 사가는지 테스트 해보세요.
예를 들어 손님 유형을 기록하다가 담배를 사는 손님 10명 중 2명이 박하사탕을 산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면 담배 매대 옆에 박하사탕을 조금 더 잘보이게 배치한다거나, 담배 구매하는 손님한테 박하사탕을 추천해서 같이 사게 만든다거나, 사장님한테 건의해서 담배+박하사탕 동시 구매시 할인해준다거나. 여러 테스트를 해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마케팅 경험이란 건 대단한게 아니에요. 지금 당장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지금 일상생활에서 내가 컨셉을 잡고, 타겟을 정하고, 분석하고, 개선하고,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찾으세요. 스스로 고민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마케팅 경험이 생기는 거에요. 한 가지 유의할 건 '그냥 했다~'로 끝나면 안돼요. 내가 이런 고민을 해서 이렇게 했더니,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는걸 숫자로 표현해야 돼요.
4. 마케팅 경험만 만들면 되나요? 😮
마케팅 경험을 만들기에 앞서,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야 돼요. 사실 4학년 때 이런 고민을 하면 조금 늦었다고 생각해요. 3학년 마치기 전까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상황에서 재미를 느끼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등등 나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해요.
처음에는 당연히 좋아하는걸 찾기 힘들고 막막할 거에요. 어렵다면 내가 평소에 돈과 시간 쓰는곳을 확인해보세요. 돈과 시간을 쓴다는 건, 내가 관심 있는 분야고 가치를 느낀다는 의미잖아요. 토스에서 월간 지출 내역을 보고 정리해보세요.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았다면 관련 SNS를 운영하든, 해당 분야에서 알바를 하든, 팝업스토어를 찾아다니든 뭐라도 더 해보면서 내가 흥미가 생기는지 알아야 해요.
'나'에 대해 잘 알면 그 다음부터는 쉬워요. 내가 관심 있는 산업, 내가 일하고 싶은 직무 관련 마케팅 경험을 만들면 되고요. 그렇게 만든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인턴을 지원해보세요. 인턴이 필수는 아니지만, 신입 채용시 기업에서 가장 주요하게 보는 경험이에요. 기업에서 일을 해봤으니 어느정도 직무를 이해하고, 회사생활을 알기 때문이죠. 취업준비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단계별 취업준비 방법]
- 내가 일하고 싶은 산업과 기업, 직무를 찾는다
- 해당 산업 관련 마케팅 경험을 만든다
-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인턴한다 (3~4학년)
- 인턴 경험 + 마케팅 경험 토대로 신입 포지션 지원하고 합격한다
5. 어떤 기준으로 지원할 기업을 정해야 할까요? ✨
사람마다 중요한 가치가 달라요. 본인 외에 그 누구도 답을 찾아줄 수 없어요. 아래 항목들에 대해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기준을 세워보세요.
- 산업과 기업에 대한 관심도
- 직무
- 급여
- 복지
- 워라밸
- 사회적 평판
- 회사분위기, 동료 (잡플래닛, 블라인드 평점 및 후기)
6.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노션 형식으로 제출해도 괜찮을까요? 📑
괜찮지 않아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반드시 PDF 형식으로 제출하세요. 이전 글에서도 상세히 설명했지만, 채용담당자는 수 백 개의 서류를 평가해요. PDF는 한방향으로 넘기면 되지만, 노션은 형식이 자유로워서 확인하기가 무척 번거로워요. 사내망에 따라 노션 링크가 접속이 안될 수도 있고요.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한곳에서 쭉 설명하는 페이지가 있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면서 확인해야 하는 페이지가 있어요. 어느 곳에서 사고 싶을까요? 무조건 채용담당자 입장에서 생각하세요.
7. 서류 합격률이 너무 낮아서 고민이에요 😣
자소서 쓰는 방법을 몰라서, 본인만의 경험이 없어서, 능력치에 비해 지원하는 기업 수준이 너무 높아서 등등 원인은 다양할 거에요. 근데 누구나 할 수 있으면서 서류 합격률을 몇 배로 높이는 방법이 있어요.
바로 시키지 않아도 과제를 만들어서 제출하는 거에요. 콘텐츠 마케터 포지션에 지원한다? Owned Media & Paid Media 3장짜리 기획안 만들어가세요. 퍼포먼스 마케터 포지션에 지원한다면 매체별 캠페인을 분석하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해보세요.
열심히 준비한 과제가 정답이든 아니든 상관없어요. 내가 이 기업에 진심이고, 이만큼 고민해서 진짜 꼭 같이 일하고 싶다는걸 보여주는게 중요한 거에요. 채용담당자 입장에선 무조건 좋게 볼 수 밖에 없어요.
8. 면접 합격률이 너무 낮아서 고민이에요 😣
한가지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어요. 면접은 암기테스트가 아니라, 대화하는 자리에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다들 암기한 내용을 줄줄 외는 이유는 두려워서에요.
질문에 하나도 답변을 못할까봐요. 저도 취준생때 비슷한 실수를 했으니 충분히 이해해요. 도저히 대화를 못하겠고 너무 불안하다면 키워드만 외우세요. 예상 질문을 쓰고 질문에 대해 키워드만 떠올리면서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조금 다른 얘기지만, 한가지 더 말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어요. 면접 합격은 실력순이 아니에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뽑히고, 운도 많이 따라줘야 해요.
예를 들어 마케팅 팀 신입을 뽑는데, 기존 팀원들이 전부 활발하고 아이디어를 막 뽑아내는 성향이라 신입은 차분하고 정리 잘하는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해볼게요. 내가 면접때 활발하게 대답했다면 내 역량을 충분히 다 보여줬어도 떨어질 수 있어요. 이건 지원자가 절대 알 수 없는 영역이에요. 팀 상황이나 면접관 성향에 따라 다른 거니까요.
그래서 면접은 운도 무척 중요해요. 역량이 부족해서 떨어진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 너무 낙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최선을 다하세요. 과제를 만들어서 들고 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조금이라도 더 간절함과 의지를 보여주면, 그게 여러분의 면접 합격률을 높여줄 거에요.
9. 면접을 봤는데 연락이 안와요. 떨어진 걸까요?🥲
면접 후 결과 안내가 늦는 건, 해당 포지션에 다른 지원자 면접이 끝나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높아요. 공개 채용과 달리 수시 채용은 한 포지션에 대한 면접이 하루만에 끝나지 않아요.
나는 월요일에 면접봤는데 다른 면접 대상자는 다음주 수요일에 면접볼 수도 있어요. 전체 대상자 면접을 다 보고 합불을 판단해서 안내해야 하니까 결과 안내가 늦어질 수도 있는 거에요.
그래도 면접본지 3주가 넘어가면 객관적으로 늦게 안내하는 것이 맞아요. 이런 경우라면 채용담당자에게 조심스럽게 메일로 물어보세요. 대부분 친절하게 안내해줄 거에요.
만약 채용담당자에게 물어봤는데 면접 탈락자에게는 별도 안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면 차라리 그 기업은 떨어진게 나아요. 지원자에 대해 배려가 없는건 둘째 치고, 채용 프로세스 체계가 없잖아요. 마케터로 입사한다고 해서 체계적으로 일하겠어요? 아마 아닐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