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는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을까?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의장이 말한 ‘냉장고론’에 부합하는 사람이 딱 스타트업 대표가 원하는 인재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 이해진의 냉장고론 🧃
"냉장고 음료수를 채워 넣는 일을 하는 비품 구매 담당자가 2명 있습니다. A라는 사람은 냉장고에서 음료수가 없어진 만큼, 똑같은 음료수를 채워 넣습니다.
B라는 사람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료수를 파악해 선호도 비율대로 음료수를 넣어 놨습니다. 계절에 따라 냉장고 온도를 달리해 놓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일까요?"
냉장고를 채워 넣는 사소한 일을 해도 각자 일하는 태도와 방법이 다르죠.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사람은 사소한 일이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앞선 사례처럼 비품 구매 담당자는 문구류와 탕비실 물품들을 채우는 단순한 업무를 맡아요. 대체되기도 쉽고, 실력을 키우기도 어렵겠죠.
그럼 어떻게 해야 조금 더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일을 맡을 수 있을까요. 현재 업무를 그저 좀 더 성실하게, 열심히 하면 될까요? 그렇지 않을거에요.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생기겠지만요.
이런 경우에는 본인이 다음 단계의 업무를 할 수 있다는걸 보여줘야 해요. 만약 회사에서 비용 절감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보여줘야겠죠.
자기 부서 뿐 아니라 회사 전 부서의 비품 구매 담당자를 모아 공동구매하는 프로세스를 만드는건 어떨까요? 일 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비싼 물품은 부서마다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고요.
그리고는 리더에게 ‘물품 구매비를 15% 이상 줄였다, 재고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라고 말하면 문제해결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거에요.
그러면 리더가 당신을 한번 더 눈여겨볼 가능성이 높아요. 비슷한 업무가 생기면 하나씩 더 맡겨볼 거고요. 그러다 보면 본인이 조금 더 원하는 프로젝트,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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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기 스타트업 마케터의 문제 상황과 해결방법 💥
비품 구매 담당자 일에 대한 예시라 와닿지 않으신가요? 마케터 입장에서 비슷한 예시를 들려 드릴게요. 우리가 광고 성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솔루션을 만드는 B2B 기업의 1인 마케터라고 가정해보죠.
이 서비스는 오늘 출시해서 고객사도 없고, 서비스 인지도도 전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는 어떻게 고객을 데려와야 할까요?
마케터가 풀어야 할 문제는 ‘고객사 유입’이겠죠. 서비스 도입을 결정하는 사람과 주로 쓰는 사람은 마케터일 테고요. 고객을 데려오기 위한 방법은 여러개가 있을거에요.
페이스북, 인스타, 링크드인에 ‘마케팅 효율 300% 높이는 방법’ 등의 문구로 디스플레이 광고를 집행할 수도 있고요. ‘광고 성과 분석’, ‘광고 효율’ 등의 키워드로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 광고를 집행할 수도 있어요.
마케터가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홍보 배너를 걸거나, 마케팅 뉴스레터에 콜라보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고, 마케팅 성과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리포트를 만들고 웨비나를 진행할 수도 있을거에요.
방법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어요. 중요한 건 현재 상황에서 내가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인지하고, 가장 좋은 방법으로 푸는 것이죠.
그래서 ‘위에서 말한 방법 중에 고객사 확보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뭔데?’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거예요. 그건 아무도 몰라요. 해봐야 알거든요.
저라면 지금 당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테스트해볼거 같아요. 마케터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우리 서비스의 소구점을 3개 정도 추려서 디스플레이 광고, 검색 광고, 마케터 커뮤니티 배너로 돌려볼거고요. 뉴스레터 협업, 리포트 제작도 바로 해서 각각의 ROI가 얼마나 나오나 볼거에요.
어떤 채널에 얼만큼 돈을 썼을때, 고객이 가장 많이 들어왔는지를 볼거고요. 효율이 좋은 채널 위주로 비용을 집중할거에요. 이래도 잘 모르겠다면 고객을 만나서 우리 서비스를 알게 된 경로와 사용하는 이유, 불편한 점을 물어볼 테고요.
동종 업계 마케터 무작정 SNS 친추 걸고 DM 보내서 만나자고 한다음에 어떻게 마케팅하는지 물어보는 방법도 좋아요. 책, 유튜브, 인터넷에도 유용한 정보가 널려있어요. 우리 서비스가 세상에 아예 존재하지 않은 서비스일 확률은 거의 없으니까요.
주절주절 말이 많았는데 정리하자면 간단해요. "스타트업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문제를 푸는걸 즐기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한다".
이번 글은 스타트업 대표가 뽑고 싶은 구직자에 대해 작성해봤는데요.
반대로 구직자가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아래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