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취업 준비하는데, 채용 프로세스를 모른다고요?
기업에서 채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있나요?
아마 잘 모를 거에요. 저도 취준생 때 몰랐고,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거든요. 근데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 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의 상대는 누구에요? 기업과 채용담당자, 그리고 채용 프로세스에요.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알고 있으면, 훨씬 유리한 상태에서 취업을 준비할 수 있어요.
⭐마케팅 취업을 위한 채용 프로세스 한판 정리
우리가 마주하게 될 채용 프로세스는 4가지 단계와 3가지 유형의 참여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기업마다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이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 현업 : 우리는 마케터 취업을 준비하니까 채용 프로세스에서 마주칠 현업은 마케터 팀장과 팀원이에요. 이들을 '하이어링 매니저'라고도 부릅니다.
- 인사 : 인사팀, 그중에서도 인사 팀장과 채용담당자가 채용에 관여합니다
- 의사결정자 : 대표, 부서장, 인사팀장 등 팀장급 이상입니다
1) 계획
마케팅 팀에서 인턴 또는 신입 채용을 인사팀에 요청해요. 스타트업에서 인턴/신입을 뽑는 이유는 대부분 '난이도가 높지 않은 특정 업무를 누군가 꼭 해야 되는데 팀의 리소스가 부족해서'에요.
현업에서 채용을 요청하면 인사팀에서 검토하고, 의사결정자에게 보고해서 채용을 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2) 모집
의사결정자의 승인을 받았다면 모집 단계가 시작됩니다.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현업의 의견을 듣고, 인사 팀에서 채용 공고를 만들어요. 완성한 채용 공고는 자사 채용 홈페이지, 사람인, 잡코리아, 원티드, 잡플래닛, 자소설닷컴, 대학 취업게시판, 마케팅 커뮤니티, 마케팅 오픈채팅방 등 여러 채널에 배포해요.
필수로 공고를 올려야 하는 자사 채용 홈페이지를 제외하면, 기업마다 채용 공고 배포하는 채널이 달라요. A라는 기업은 사람인에만 공고 올릴 수도 있고, B라는 기업은 잡코리아와 대학 취업게시판에만 공고를 올릴 수도 있어요.
그 이유는 인사팀에서 여러 채널을 관리하기 힘들어서, 또는 그간의 경험이 반영된걸 수도 있어요. (ex 지금까지 사람인에서 들어온 지원자들의 퀄리티가 가장 좋았다면, 사람인에만 공고 배포)
다만, 소규모 스타트업 일수록 최대한 많은 채널에 공고를 올리려고 해요. 대기업은 자사 채용 홈페이지에 공고 올리기만 하면 수 만 명씩 들어오지만, 스타트업은 인지도도 낮고 연봉과 복지도 약한 만큼 어떻게든 잠재 지원자한테 우리 회사를 알려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다양한 채널에서 최대한 많이 공고를 노출시켜야 하는 거죠.
3) 선발
인사팀에서 여러 채널에 올린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자들이 이력서를 제출해요. 들어온 이력서는 채용담당자가 먼저 확인해요. 채용 공고와 핏이 맞지 않거나, 너무 성의없는 이력서를 1차로 걸러요.
이렇게 거르고 남은 이력서들을 현업(마케팅 팀장, 팀원)에게 전달해요. 일단 현업들은 바빠요. 채용 업무가 메인이 아니고, 본업인 마케팅 업무가 먼저에요. 그래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하나하나 꼼꼼히 볼 시간이 없어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읽어보세요.
▶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채용담당자가 5초만에 자소서를 평가하는 이유
▶ 마케팅 취준생 90%가 모르는 서류전형 실수 5가지
1. 가독성 : 현업이 최대한 보기 편하도록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구성하기 (PDF 포트폴리오, 심플한 이력서 양식, 자기소개서 들여쓰기/문단 나누기 등)
2. 주요 업무 맞춤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전부 채용 공고 '주요업무 순서대로' 관련 경험과 결과 작성 → 현업에게 "내가 이런 경험이 있으니 입사하면 팀에 도움이 된다" 를 느끼게 해줘야 돼요.
+a : 기업에서 요구하지 않아도 주요 업무에 맞는 과제 만들어서 제출
서류에 합격했다면 면접을 볼 차례죠.
1차 면접에는 주로 현업(마케팅 팀장, 팀원) 2~3명이 참여해요. 채용 공고에 나와있는 '주요 업무'를 토대로 관련 경험과 지원자의 생각을 물어봐요.
2차 면접에는 주로 대표나 C레벨, 인사팀장 등 의사결정자 1~2명이 참여해요. 우리 회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왜 지원했는지,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일했는지 등 지원자와 회사의 핏을 확인하는 질문을 주로 해요.
4) 입사
서류부터 면접 전형까지는 기업이 갑이었죠. 합격 통보를 받은 순간부터는 지원자가 갑이에요. 합격을 통보한 지원자가 처우 협의 과정에서 이탈해서 다른 회사로 가버리면, 다시 처음부터 채용 전형을 진행해야 하거든요.
합격 통보 받은 지원자가 바로 입사 포기하면 2순위한테 연락하면 되서 아쉽지만 큰 문제는 아닌데요. 이 사람이 입사한다고 해서 다른 지원자 전체한테 불합격 안내를 보냈더니, 갑자기 입사 직전에 취소하겠다고 하면 다시 처음부터 채용 전형 진행해야 되는 불상사가 발생해요.
신입 포지션은 보통 회사에서 정해진 연봉을 제안하겠지만, 기업에 따라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어요. 제안 받은 연봉이 너무 적다고 느껴지면, 근거를 내세워서 원하는 연봉을 제시해보세요.
당연히 "생각한 것보다 너무 적으니까 올려주세요" 라고 말하면 협상이 안될 거고요.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말해보세요.
나는 지금까지 이런 경험을 해서 어떤 성과를 냈고, 그러므로 팀에서 원하는 OO, XX 업무에 대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 또한, 회사의 비전과 내 비전이 일치하기 때문이 이 회사에서 꼭 일하고 싶다.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데 현재 제안주신 연봉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ABC 연봉으로 협의할 수 있을지 조심스레 문의 드린다. 회사에서 ABC 연봉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
단, 무조건 연봉 협상하자고 하면 안되고요. 채용 프로세스 동안 인사팀이나 면접관들을 마주하잖아요. 그 과정 속에서 눈치껏 협상이 될 것 같은 회사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해야 돼요. '신입인데 연봉 협상을 하자고 하네?' 이렇게 생각하는 기업들도 무척 많거든요. (스타트업이 아니라 일반적인 중견/대기업이라면 협상 가능성 없음)
그리고 연봉 더 올려달라고 할 만한 본인만의 근거가 없다면 그냥 제안한 연봉 받아들이세요.
지금까지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신입과 인턴을 뽑는 채용 프로세스에 대해 알려드렸어요.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래 오픈채팅방에서 물어보세요.